뫼비우스의 띠 misc.

힛팬은 내게 언제나 미지의 영역이다.
내가 마지막으로 베이스 제품 힛팬 낸 게 2014년이었나.
정말 쿠션 꾹꾹 찍어눌러도 더이상 나오지 않는 진짜 힛팬
그리고 그 이후로 정말 완전 힛팬한 건 아이브로우 하나.
나는 힛팬보는게 너무 어렵다.
남들은 몇 개월만에 다 쓴다는 쿠션, 텐션류도
나는 1년 넘게 주구장창 그거 하나만 써도 다 못쓴다.
내용물이 자꾸 나와... 화수분이니?
도대체 왜 그럴까.
두꺼운 화장 표현을 내가 안좋아해서 얇게 바른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건 아냐... 나도 화장품 팍팍 쓰고 싶다.
+색조도 진한게 안어울리고 가짓수가 많아질수록 얼굴이 못나져서 늘 간결하게 해야하는 바람에
색조는 힛팬 꿈도 못꾼다.
*
나는 눈화장을 진하게 하는 게 잘 안어울린다.
아이라인도 잘 어울리지 않아서 펜슬형 딱 한 개 소장하고 있고,(바르는 순간 투탕카멘행)
제일 잘 어울리는 눈화장은 마스카라 깔끔하게 결 살려서 바른 다음
눈두덩이에 베이스색 없는 투명한 펄섀도우로 포인트를 주는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섀도우는 기본 음영 색상부터 turquoise, teal, mauve, azure, seagreen같은 블루/퍼플/그린까지
도대체 언제 어디서 바를 것인지 나도 알 수 없으나,
보면 눈이 뒤집어지는 컬러들을 약 2013년 이후로 늘 한결같이 모아왔다.
그래서 제일 사용 안하는 부류임에도 불구하고 제일 많이 모인 군이 섀도우다 ㅋㅋㅋㅋㅋ미쳐
사실상 얘들은 이제 그냥 관상용이다. 년도별 제품들을 쭉 늘어놓으면 나름
해당 제품이 출시된 년도가 떠오르면서 그 때의 추억에 젖기도 하기 때문에 현타가 덜하다.
(는 나의 합리화)
지금은 섀도우에서 블러쉬로 바톤 터치된 상황
*
그 다음엔 립
나는 어떻게 보면 딱 스테레오타입의 쿨톤이다.
근데 좀 웃긴게 의류는 겨울쿨톤 옷을 입었을 때 압도적으로 얼굴이 환해진다.
magenta, royal blue, deep mauve, navy 이런 컬러군이 거의 인생 색인데,
얼굴엔 마젠타나 기타 '정석 겨쿨립'을 바르면 난리난다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건 내 이목구비와의 조화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살짝 톤 다운된 쿨계열이나 연한 쿨계열이 제일 쉽고 잘 어울린다. (ice pink, lavender)
그래서 메이크업은 여쿨 걸친 겨쿨에 가까운 것 같다.
근데 나는 의류든, 화장품이든 봄웜 계열엔 관심이 거의 전무하다싶은데
가을 컬러를 진짜 좋아한다 ㅋㅋㅋㅋ 1년중에 제일 좋아하는 계절도 가을.
아무튼 가을 컬러들-mustard, brick, olive, goldenrod, sienna- 이런거 진짜 좋아하고,
가을 되면 이런 컬러 옷들 찾느라 정신을 못차리는데 어울리는 톤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사실 저 위의 겨쿨옷들 입었을 때 대비 얼굴이 묘하게 죽어보여서 늘 눈물을 흘리며 파워 결제
(안어울린다고 해서 사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화장도 마찬가지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망하는 스타일의 메이크업은
tropical 타입의 웜한 메이크업.
탠된 피부에 흑발해서 오렌지 레드립을 풀로 채우고 골드빛 브론징 쉐이딩도 하고
눈썹도 새까맣게 해서 각지게 하고, 브릭-오렌지 계열 블러쉬도 얼굴에 얹어주는 메이크업을
너무나도 하고 싶고, 잘 어울리고 싶다.
그래서 한동안 오렌지레드 계열 립이란 립은 또 제형별로 다 모으고, (옷도 비슷한 계열로 구매)
블러쉬도 나에겐 사실상 절대 금물과도 같은 색상군을 사모았지만 결국 전시용으로 ㅎㅎ
립은 비싼건 아까워서 이런 컬러들이 착붙인 친언니한테 준다 흑흑.
한번은 이런 메이크업이 너무 하고 싶어서 자연 태닝도 시도했는데,
역시..^^ 시스타 보라같은 느낌은 절대 나오지 않았고, 타긴 타는데 뭐랄까...
어두운 느낌도 아니고 참 애매하고 이상한 색으로 피부가 톤 다운이 되어간다.
참고로 여름철 내 얼굴은 브라이트 술톤^^...
그래서 그냥 이번 생은 어쩔 수 없구나하며 체념하며 살지만
한번쯤은 25호 파운데이션같은 걸 사서 집에서라도 혼자 트로피컬 메이크업을 시도해보고 싶다.
힛팬 이야기하다가 이야기가 왜 이렇게 흐르지.
아무튼 립도 내가 좋아하지만 안어울리는 색상만 주구장창 모아서 늘 힛팬 실패.
쿨한계열의 연한 핑크가 제일 잘 어울리고 그걸 바른날 제일 예쁘긴 한데,
바르는 재미가 없다. 재미가 없어...
*
마지막 블러쉬.

내 색조 코덕질의 종착역이다.
블러쉬도 힛팬을 절대 못하는게, 나는 피부톤이 상당히 밝은 편이라
섀도우든 블러쉬든 진짜 한번만 발색을 해도 얼굴에서 파워 발색이 되는 편이라
늘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맨날 만만한게 baby pink, icy pink, lavender 계열이고,
흰기섞인 코랄 계열이나 흰기 섞인 베이지 계열이다.
근데 내가 좋아하는 건
만다린 컬러, 쨍한 코랄(트로피칼..드림....), 톤 다운 베이지, 레드 계열이다 보니
이런 컬러군도 결국 야금야금 사모으는데
모두 다 사용 흔적도 거의 없고, 그 사용한 흔적마저 다 집에서 연습용으로 바른 것..*^^*
외출할 때 손 달달 떨면서 콕 찍어서 얼굴에 손 덜덜 떨면서 apply해도
이런 컬러들은 얼굴에서 꼭 과해지는 매직...
근데 블러쉬도 맨날 쿨계열만 쓰게되니까 질리고 재미가 없다.
어떻게 하면 더 다양한 컬러군을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중이다.
근데 맨날 고민만하다가 해결책을 못 찾고
좀 안어울려도 너무 안어울리는 거 아니면 골고루 바르긴 한다 ㅋㅋ
아 근데 뜬금포긴 한데 난 마젠타 컬러는 아이든 립이든 치크든 절대 안땡긴다.
왜 그럴까? 핫핑크류는 2012년에 한번 립으로 뽐뿌 거하게 오고 나서는 절대 안땡긴다.
뭐.. 다행이지... 하나라도 관심이 적어야 덜 사지 ㅎㅎ
*
솔직히 화장품은 나한테 스트레스 완화제이면서도 동시에 스트레스 유발제이기도 하다 ㅋㅋ
새벽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서 페이퍼 작업하다가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글이 안써져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당장 화장대로 달려가서
팔레트에 질서정연하게 채도별로 무리지어 있는 섀도우를 가만히 보고있자면
마음이 한결 안정된다.
가끔은 팔목에 발색하고 불빛에 비추어 반짝거리는 펄들을 보고 화장실 가서
오일로 한방에 지워버리고 다시 착석해서 작업을 시작하기도 한다.
근데 어떤 날엔 사용감이 거의 없이 수북하게 있는 화장품들을 보자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ㅋㅋㅋㅋ
이게 그 제품에 대한 애정이 떨어져서라기 보다는,
무언가를 다 써서 다시 새 제품을 산다라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소비를
하고싶은 욕구도 내 안에 있어서.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아까운 거 생각 안하고
새제품도 그냥 지인들한테 다 나눠주기 시작했고,
올 해에는 지인을 통해서 기증을 하기도 했다.
근데 이렇게 자리가 비워지고 나면 또 채우고 싶단 말이지..
휑하네 좀 채워야겠다라는 정신 승리^^V
나혼자산다 김사랑 편에서 김사랑 화장대가 단촐한 걸 보고
'와 나도 한번은 저렇게 지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나는 안다. 나는 절대 저렇게는 못할거야.
*
그래서 그냥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덕질과 조금 더 동일선상에서 이해하려고 한다.
아이돌 파는 사람들은 아이돌 앨범을 여러장 구매하고,
피규어덕들은 순수하게 전시&감상용으로 피규어를 구매하듯
나도 이제는 그냥 전시&감상용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코덕질도 참 인텐스하게 하면서 6년이라는 시간을 보냈고,
이제는 시행착오를 통해서 나에게 안어울리는 컬러는
욕심부리지 않고 고이 내보내줄 수 있는 여유도 어느정도 생겼고,
1년 내내 온갖 오픈마켓과 메이크업 페이지를 다니면서 1년 내내
지름을 위한 시동이 걸린 채로 드릉거리던 시기도 이제는
조금씩 텀이 길어지고 있다.
특히 봄-여름에 화장 흥미도가 제일 떨어지고(여름은 이해한다만 봄엔 왜그럴까. 내가 봄을 극혐해서 그런걸까),
가을이 되면 조금씩 시동이 걸리면서
10-11월이 되면 몽우리가 트며
12-2월이 되면 화룡점정을 찍는다. 그러고 다시 낙화.
그래도 1년 가운데 절반은 메이크업에 관심없이 사니까 다행이다.(?)
아무튼 코덕이라는 정체성을 버리지 못하는 한,
이 뫼비우스의 띠 같은 코덕 라이프를 평생 하겠지..?
근데 어쩌다 글이 여기까지 왔지.


덧글

  • dd 2018/12/18 09:18 # 삭제 답글

    제가 쓴글인줄 알았어요 ㅠㅠㅠㅠ저도 화장품 빨리 다쓰고싶어요ㅠㅠㅠㅠㅠ
  • April 2018/12/18 19:36 #

    역시 코덕들의 염원은 비슷하군요.. 저는 색조 제품 바닥 5mm라도 보는 게 소원입니당.. 근데 저 어제 립스틱 또 산 거 있죠^^^^
  • 핑크 코끼리 2018/12/18 12:23 # 답글

    생필품 영역의 화장품이 있구요 (비비크림, 썬크림, 전 입술 색이 없어서 안바르면 아파 보여서 적당히 촉촉한 빨간색 립) 그리고 관상용이 있죠. 저도 심심할때 다 꺼내서 한번씩 쳐다보고 다시 집어넣습니다. 그게 처음부터 목적인거죠. 그렇게 생각하고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더라구요. 누구는 스와로브스키에서 피규어 같은거 사잖아요? 저희는 그냥 화장품을 사는겁니다! 예쁘니까! ㅎㅎ
  • April 2018/12/18 19:41 #

    와 진짜 이거 이해해주는 분 처음이에요 ㅋㅋㅋ 전 주변 지인들이 이걸 이해를 잘 못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늘 꾹 참았거든요. 예쁜 건 예쁜걸로 이미 충분하니, 더 열심히 모아보도록 하겠습니다^^a...
  • 2018/12/18 22:2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12/19 13:4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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